[긴급성명]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는 취소되어야 한다

by 주권자전국회의 posted Jun 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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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성명]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는 취소되어야 한다

 

 

김종필 전 총리가 서거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죽은 사람은 원수가 없다고들 해왔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그가 어떠한 일을 했든 원수 지고 싶은 생각이 없고, 그를 비난의 표적으로 만들 생각 역시 추호도 없다. 아울러 그의 명복을 빌면서, 유가족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그의 명복을 비는 것과 그에 대해 역사적 평가를 하는 일은 구분되어야 한다. 그것은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내일을 살아갈 우리 후손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김종필 전 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는 데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김종필 전 총리는 5․16 군사 쿠데타의 주역 중의 주역으로서, 우리 헌정사를 유린하고 왜곡한 인물 중 박정희 전 대통령 다음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어디 그뿐인가? 중앙정보부를 만들어서 공작정치를 한국 정치에 뿌리 내리게 한 장본인이다. 그가 만든 중앙정보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으며, 우리 정치를 공포와 협잡으로 얼룩지게 했는지는 굳이 긴 이야기가 필요 없으리라. 또한 그는 3당 야합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고착시킨 주역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나아가서 그는 한일협정을 굴욕적이고도 졸속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민족정기를 심각하게 훼손하였으며, 강제 징용, 징병, 일본군 위안부 등으로 상처를 받은 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준 사람이다. 그 스스로 제2의 이완용이 되겠다고 하였듯이 그의 이러한 행위가 한일관계를 왜곡시키고, 아직까지도 우리 민족사의 질곡이 되고 있다는 점 또한 우리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이런 과오에도 불구하고 그가 일으킨 5.16 쿠데타가 산업화에 공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가 이른바 DJP연합을 통해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공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물론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많지만, 설사 그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앞서 말한 과오를 지울 수는 결코 없는 일이고, 지워서도 안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1,700만 촛불의 간절한 염원 속에 탄생하였고, 그 뒤 획기적인 남북 평화의 디딤돌을 놓은 정부이다. 나아가서 3.1운동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라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 나갈 정부이다. 그런 정부에서 김종필 전 총리와 같은 사람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산의 지하실에서 고문 당하고, 영문도 모르게 죽어갔던 혹은 불구가 되었던 사람들의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잊었는가? 온갖 박해와 고통 속에서도 민족정기를 지키고자 했던 수많은 순국선열들, 독립투사들의 외침을, 영문도 모르고 이국 만리에 끌려가서 젊은 날을 희생하고도 제대로 된 보상은커녕 멸시의 망언만 이민족으로부터 들어야 했던,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되었던 희생자들의 울부짖음을 우리는 잊어야 하는가?
 

이 모든 것에 김종필 전 총리가 큰 책임이 있는 것이 분명한 터에,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른바 ‘화해’라는 형식적 명분하에 천박한 정치적 논리가 작동하기 때문인 것은 아닌가? 언제까지 우리가 어설픈 정치 논리로 훈장을 배분하는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 그러한 정치적 논리가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민족정기를 훼손하여 우리를 과거에 머무르게 했던 전철을 다시 밟겠다는 것인가?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김종필 전 총리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일은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관련된 일이고, 그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내일을 살아갈 우리 후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일이다. 이번 훈장 수여를 강행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반민주적이고 반민족적인 행위에 면죄부를 준 정부라는 평가를 받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전직 총리에게 수여했던 관례 때문에 추서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역사적 책무를 저버리는 과오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두렵고 두려운 일이다. 수단과 방법이 목적에 우선하고, 현실에서 출세한 자는 모든 과오가 덮여질 수 있다는 그러한 퇴행의 논리가 촛불혁명의 결과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양해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자칫하면 결국 우리 모두가 다시 과거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음을 깊이 자각하고, 문재인 정부는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를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



2018년 6월 25일
주권자 전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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