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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이 경제민주주의의 지름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주권자전국회의는 지난 11월 1일 열린 <시민포럼>에서 '촛불 이후 새로운 민주주의 모색'을 주제로 민회포럼을 진행했다. 이 날 발표된 논문을 소개한다. 이 글은 주권자전국회의 회보 '주권자' 4호에 게재되었다.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6개월이 지났다. 임기의 3분의 1이나 지났지만 그동안 주권자들의 경제생활이 질적으로 나아진 것은 별로 없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지지율이 80%이상 올라가다가도 경제에 대한 불만으로 50%대로 떨어지는 것을 지난 6개월 되풀이 하고 있다.

 

7월 하순에 300여 명의 지식인들이 서명하여 경제정책의 난맥상을 지적하고 가야할 길을 제시했건만 그 뒤에 경제정책의 내용은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다. 추석전 통과시킨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과 규제프리존법이 대표적으로 이명박근혜스러운 악법이다. 감옥에 들어간 그들조차 차마 국회 통과를 엄두내지 못한 법들인데, 문 대통령이 직접 여당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민주당 스스로 야당시절 반대하였던 것들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촛불을 배반한 것이다. 수십년 지켜온 은산분리원칙을 저버리고, ‘모든 규제는 악’이라는 신자유주의 재벌논리에 굴복한 한심한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 재벌개혁(출처 오늘보다).jpg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J노믹스의 세바퀴라고 하는데, 단 한바퀴도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내용이 따르지 않기에 점점 공허하게 들린다. 왜 이렇게 실망스럽게 추락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경제를 잘 모르는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경세제민을 하여야 할지도 모르고, 어떤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 스스로 국민경제를 잘 알고 준비되어 취임한 분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그러한 한계내에서도 임기 뒤에 ‘경제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길은 어디에 있을까? ‘인사가 만사’이니 나라경제를 잘 아는 사람들 도움을 받으면 된다. 경제를 관료들이 잘 아는가? 김동연씨는 흙수저 출신이니 경제를 잘 알았을까? 아니다. 관료들이 국민경제를 잘 알 가능성은 영(零)에 가깝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10년동안 관료출신을 대부분 중용하였지만, 그들이 두 대통령을 경제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지는 못하였다.

 

 

세바퀴 J노믹스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으면 선거전에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 세바퀴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이 있었을 것 아닌가? 그 사람들로 경제팀을 꾸려야 했다. 그런데 김동연 같은 관료출신은 물론, 장하성씨도 금융경영학자로 세바퀴중 단 하나의 전문가도 아니었다. 김동연은 경제를 모르지만 장하성 실장이 경제학에 조예가 깊지 못하다는 사실은 알았기에, 장하성에게 시비거는 발언을 여러 번 했지만, 실제로는 임명한 대통령에 대든 것이다. 이제 장하성 대신 김수현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하였다. 그는 참여정부에 이어 새정부에서도 부동산정책을 주관한 사람이다. 그러나 1년여 7차에 걸친 부동산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여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값이 폭등하게 한 실패자이다. 9월13일 발표된 8차대책 이후 겨우 두달간 거품이 확대되지 않고 있는 정도이다. 관료출신은 아니지만 경제학에 너무 문외한이기에 대통령이 수석으로도 의존하면 안되는데 오히려 더 중용하였다. 게다가 새 경제부총리는 전임자에 이어 변양균이 추천하였다는 설이 파다하다. 최저임금이라도 올리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줄이는 등 소득주도성장을 조금이라도 추진한 홍장표 경제수석은 자한당 홍준표 전 대표와 수구언론이 내쫓으라고 요구한다고 청와대에서 제일 먼저 내쫓았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대하기에는 인사가 너무 엉망이다.

 

 

사실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누가 실력이 있고 없는지 분간하는 것조차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분간하기 쉽게 도와주는 자들이 있다. 자한당과 수구언론이다. 그들이 반대하는 사람은 재벌 등 기득권세력이 싫어하는 사람이니 더 오래 쓰고 더욱 중용하면 된다. 제1야당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누가 친재벌인사인지 족집게처럼 가르쳐 주는데도, 문 정부는 자한당이나 수구세력의 블랙리스트 도움을 받지 않고, 지켜야 할 사람을 내보내고, 보내야 할 사람은 중용해서 결국은 기득권세력의 기쁨조 정권으로 전락하고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임종석 실장이나 조국 수석을 내쫓으라고 자한당이 주장하고 있다. 그들을 어찌 해야 하나? 계속 쓰고 더 중용하라. 경제장관들이든 어디든 마찬가지다.

세 바퀴중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세 번째로 꼽히는 ‘공제경제’가 제일 중요하다. 왜? 문 대통령이 최근 지적하였듯이 공정경제가 경제민주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자유방임하면 독과점이 생겨 불공정하게 된다. 다른 나라에 없는 재벌이 있는 한국은 특히 더 불공정하다. 삼성 등 재벌의 힘은 막강한데다가 거의 100% 경영권이 세습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천문학적인 분식회계를 해도 이재용은 세계를 활보하고 촛불이 뽑은 대통령마저 그에게 일자리를 구걸한다. 재벌 자본에 의한 각종 착취와 수탈이 북구 자본주의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 매년 500조원, 1인당 1천만원씩 강도질 당한다. 그만큼 양극화가 심화된다. 높은 노인빈곤율, 청년실업, 비정규직, 여성차별, 고물가, 중소기업에 대한 갑질, 납품가 후려치기, 기술도둑질, 일감 몰아주기, 노조탄압, 부동산 거품 등 그들이 경제적 약자에게서 빼앗아 가는 것이 너무 지나치게 많기에 한국경제는 OECD 국가 중 멕시코 외에는 가장 불공정하다. 가장 기울어진 운동장을 갖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혁신성장이 일어날 수 없다. 소득주도성장도 쉽지 않다. 따라서 북구 수준으로 덜 기울어진 운동장 즉 상대적으로 공정한 자본주의시스템으로 개혁하는 것이 촛불정부가 해야 할 으뜸과제인 것이다.

 

 

세습이 되는 기업은 규모가 아무리 커도 가족기업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등 수 십 개의 삼성계열사도 모두 가족기업에 불과하다. 오뚜기그룹은 재벌도 못되지만 상속세라도 제대로 내고 경영권을 세습하였다고 하여 문 대통령의 청와대에 초대받았다. 다시 말하면 재벌중에는 상속세를 제대로 낸 재벌이 단 한곳도 없고 모두 불법세습재벌이다. 이재용은 의식불명의 이건희로부터 무리하게 경영권을 세습 받는 과정에서 분식회계 등 여러 가지 범법을 하였다. 재벌개혁의 핵심은 재벌총수도 박근혜나 이명박은 물론 법을 어긴 일반인과 똑같이 법대로 처벌받게 하는 것이다. 법치가 정치민주주의의 근간일 뿐만 아니라 경제민주주의의 근간이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법치가 제대로 안되어 이재용이 항소심에서 풀려났다. 1등 재벌총수는 물론 5등 재벌총수 롯데 신동빈, 아니 36대 재벌 태광산업 총수 이호진의 힘이 이명박 박근혜 전직 대통령보다도 법 앞에 더 세고 현직 대통령보다도 부패 고위 판검사들에게 더 강하게 보이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재벌이란 이름의 범죄집단 총수로부터 대한민국의 모든 경제권력이 나온다. 헌법1조에 따르면 경제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주진형씨의 말대로 ‘조폭두목’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주무르고 그뿐만 아니라 사법부와 국회와 행정관료를 주무르고, 언론과 대학을 주무른다. 이게 나라인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려면 범법대통령만 감옥에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조탄압, 산업재해 은폐, 분식회계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른 이재용부터 엄격한 법의 제재를 받도록 하고, 응분의 상속세를 징수하는 것, 그리하여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을 하도록 하는 것이 삼성을 살리고 한국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경제민주주의의 수준을 높이는 길이다. 그래야 한진이나 아시아나 같은 재벌 가족기업의 두목들도 법의 처벌을 달게 받을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가장 악질범죄가 분식회계이다. 다른 선진국에 드문 그리하여 영어단어도 없는 ‘갑질’도 처벌 받아야 하지만, 분식회계는 수많은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 국민연금,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경제부처, 그리고 나라 주인인 국민을 속인 것으로 다른 범죄에 우선하여 수사하고 기소하여야 한다.

 

 

경제민주주의 달성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현직대통령이 모든 경제부처와 법무부, 검찰, 수석실을 동원하여 재벌개혁에 집중하여야 한다. ‘재벌총수가 실형을 살면 국민경제가 위태로와진다’는 말은 97년 외환위기 아니 그 이전부터 전경련이나 재벌대변언론들이 퍼뜨려온 거짓말이다. 특히 이재용의 상고심을 다루는 대법관들이 명심해야 한다. ‘이씨삼성왕국’에서 벗어나야 삼성의 계열사들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고, 대한민국의 경제권력은 국민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 돌아간다. 장관과 고급관료들이 대통령보다 조폭두목에게 충성하는 일이 없어진다. 대기업, 중소기업의 일자리도 늘어난다. 기업끼리, 직원끼리 선의의 경쟁과 협업을 통해 현장지식을 바탕으로 기술혁신이 꽃을 피운다. 뇌물수수로 얻는 특권, 특혜가 사라져야 경영자와 과학기술자의 창의가 빛날 수 있다. 부동산투기 등으로 불로소득을 탐하는 거품경제가 없어진다. 노동자도 사람 대접을 받는다.

 

 

재벌개혁(사진-금속노동자).jpg

 

 

경제시스템을 북구 수준으로 공정하게 만드는 데에는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 국회의 법률개정이 필요한 것도 별로 없다. 실정법으로도 얼마든지 법을 어긴 재벌총수를 이명박 박근혜처럼 실형을 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부의 개혁은 필요하다. 검찰에도 윤석열 지검장 같은 사람이 몇 더 필요하다. 사법부와 검찰에서 재벌가의 뇌물이나 향응을 받은 사람은 퇴출되어야 한다. 청렴하고 공평무사한 검사와 판사가 많이 필요하다. 국가예산은 이들에게 줄 봉급정도 필요하다. 그렇게 하여 재벌기업들이 전문경영인에 의해 움직이면 우리는 일본기업정도의 기업민주주의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탈세는 줄어들고, 법인세 세수는 늘어날 것이다. 연구개발비 등 국가예산은 가족기업에서 국민기업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벤처기업도 늘어나고 중소기업주도 자영업자도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만 맡겨서는 힘들다. 김상조 한 사람의 힘만으로 안된다. 범법세습자들이 수 십 년 구축해 놓은 범죄조직의 넓고 깊음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5년 임기의 대통령이 ‘어공’(어쩌다 공무원) 취급을 재벌충성공무원들로부터 받지 않고 재벌개혁을 이루려면 남북문제 이상으로 대통령이 매일 점검하고 챙겨야 한다. 힘든 전쟁이다. 20년전 대우 김우중 등 절반의 재벌총수들이 스스로 지어낸 유동성위기로 무너질 때의 김대중 대통령 시절보다 힘들다. 재벌조폭의 힘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전쟁이다. 대한민국이 경제민주주의를 통하여 나라다운 나라가 되느냐가 달려 있는 투쟁이기 때문이다. 갓난이들부터 학생, 청년, 중장년, 노인까지…. 노동자로서 자영업자로서 중소기업자로서 농민으로서 매년 억울하게 빼앗기는 500조원을 더 이상 빼앗기지 않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착취와 수탈의 지옥에서, 갑질의 멸시에서, 무주택자의 설움에서,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의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재벌개혁을 통한 공정한 자본주의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를 30도에서 10도 정도로는 줄일 수 있다. 그 정도 업적을 이루면, 문재인 정부는 성공한 정부였다고 평가받을 것이 틀림없다. 조폭두목들에게 일자리를 구걸하고, 관료들 아첨에 속고 5년 허송세월 하고나서 결국은 또 하나의 실패한 대통령이 될 것인가? 아니면 공정한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을 새로 구축하여 촛불이 원한 대표심부름꾼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인가는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

 

 

문재인 대통령을 뽑아 놓고 주권자들은 가만히 기다리고 있기만 하면 되는가?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이야기 했다고 전해지는 말이 있다. “Eternal Vigilance is the Price of Liberty.” 의역하면 “시민권을 지키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밤낮없이 임기 내내 영원히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시민사회도 이 말대로만큼은 주인노릇을 못하였기에 북유럽국가에 비해 빈부격차가 큰 나라가 되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켜 자기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게까지 피해를 주었다. 그 후로는 최소한의 금융개혁을 담은 오바마정권의 Dodd-Frank법도 되물리자는 월스트릿자본의 압력에 영합하는 트럼프정권이 들어설 정도로 경제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나라님들은 어떻게 대통령과 여당을 감시하여 주인노릇을 제대로 할 것인가? 우리가 뽑은 촛불정부가 밖으로는 미국의 군산복합체나 월스트릿자본의 돈벌이 하수인이 되지 않고, 안으로는 재벌총수라는 조폭두목들 부하 노릇을 하지 않고, 주권자들의 뜻을 받드는 정부가 되도록 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민들일수록, 잘 하는 것은 잘 한다고 칭찬하고, 잘못하는 것은 지적하여 빨리 고치도록 하는데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경제를 비롯하여 모든 나라일에 잘잘못을 구별하는 능력을 주인들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소한 차이에 나라 주인들끼리 싸우면 안된다. 시민들 사이에 성별, 지역별, 출신학교별로 싸우고 미워하게 하는 것은 조폭두목들이 부추기는 전술이요 함정이다. 박주민, 박용진 의원 등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받드는 국회의원을 후원하는 방법, 제 역할을 어느 정도 하는 시민단체에 속해 시민운동을 후원하거나 직접 활동하는 방법 등 주인의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역민회 또는 경제민회의 구성에 직접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연대와 참여의 기쁨을 누리고 사회자본의 밑거름이 되는 길도 가치가 있다. 주인이 주인노릇을 제대로 해야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고 정치민주주의 경제민주주의 문화민주주의가 금수강산에 꽃을 활짝 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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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8.12.20 By주권자전국회의 Views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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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모든이를 위한, 모든이에 의한, 모든이와 함께하는 민주주의

    모든이를 위한, 모든이에 의한, 모든이와 함께하는 민주주의 (Omnibus Direct Democracy – by everyone, for everyone , with every one) 제7차 직접민주주의 글로벌 포럼 로마대회 참관 기록 (2018.09.25.-28)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국민주권연...
    Date2018.12.20 By주권자전국회의 Views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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