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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제재 때문에 회담 나왔다는 오판 버려야 한다"

김동엽 교수 ‘2차 북미회담 분석 강연회'... "미국의 욕심과 북한의 조급함 때문에 불발"

 

"왜 합의에 이르지 못했을까?"

"진실게임, 누가 거짓말쟁이인가?"

"새로운 장애물은 무엇이고 어떻게 넘을 것인가?"

 

3월 7일(목) 오후 5시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분석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 제하의 김동엽 경남대 교수(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의 강연이 진행됐다.

 

 

김동엽3.jpg

 

 

 

주권자전국회의, 2017민주평화포럼, (사)국민주권연구원의 공동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김동엽 교수는 본 강연에 들어가기 전 참석자들에게 '사과의 말'부터 전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을 비롯한 전문가나 언론들이 사실에 기반해 분석을 하기보다는 낙관적 기대만을 내놓았다고 반성했다. 이러한 반성을 바탕으로 김동엽 교수는 시종일관 '팩트(사실)'을 중심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분석하고 향후 방향을 전망했다.

 

 

김동엽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20여 년간 해군장교로 복무한 평화와 통일 전문가라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2006년 제1차 북핵 실험 직후 국방부에 들어가 북핵WMD, 군사회담정책, 북한정책분석 등을 담당하면서 남북군사회담과 6자회담, 한미일 안보협력회의 등에 참가한 바 있다.

 

 

안보와 북한학이 주전공인 김동엽 교수는 국방부와 연합사, 통일부 정책자문을 맡고 있으며, '북한 핵과 미사일의 전문가'로도 불린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의 영변 폐기와 미국의 제재 해제가 교환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북미회담의 출구에 가까운 조치"라고 단언한 김 교수는 이번 회담을 '상응 조치를 제대로 준비 안 한 미국의 욕심과 북한의 조급함이 노출된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사이에는 합의문 A안, B안이 있었을 것"

 

 

먼저 김동엽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보면 북미 간 합의문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합의안은 A안, B안 두 가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A안은 북미 간 실무협상을 통해 거의 빈칸이 없이 채워진 합의서다. 영변핵시설은 완전 해체가 아닌 폐쇄와 불능화 진입 수준으로, 이에 대한 상응조치는 연락사무소와 종전(평화) 선언이다. 이것을 교환하는 스몰딜로, 이행 가능한 좁은 입구다."

 

 

"B안은 빈칸이 많이 남겨진 미완성합의서로, 북미 각자가 원하는 플러스 알파를 담기 위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필요했던 빅딜이다."

 

 

'플러스 알파'는 "북한은 제재, 미국은 '비욘드 영변'(영변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한 김동엽 교수는 "선후관계를 떠나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제재 해제 요구 때문에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전적으로 북한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재와 '비욘드 영변' 제기의 선후관계를 떠나 북한이 영변 전체의 완전한 폐기까지 주겠다고 했을 땐 분명히 그에 합당한 상응조치가 있어야 합의가 성립된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미국의 시각차... "영변은 북한 핵 메인"

 

 

김동엽 교수는 '영변과 그 외 시설'에 대한 북미 간 인식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영변은 북한 핵 전력의 주 시설"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은 영변을 30%의 가치로 보지만 영변은 여전히 80% 이상의 가치다. 북한이 영변을 완전 폐기한다는 것은 대단한 결단이다.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이르는 것으로 핵 불능화를 의미한다. 설령 영변 이외 지역에 핵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미약한 정도다.

 

 

영변 동결을 과소 평가하는데 영변을 멈추면 핵무기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영변 이외 지역은 다시 말하지만 메인이 아니다. 원심분리기를 빠른 속도로 돌리려면 엄청난 전기가 들어가는데 미국에서 그것 하나 파악하지 못하겠나."

 

 

영변 이외의 시설을 거론하며 '비욘드 영변'을 말하는 것은 "과장되고 악의적이며 음모론적"이라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김 교수는 "영변의 단순 동결이나 불능화가 아닌 검증된 완전 폐기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인도적 지원 수준 등 스몰딜 수준의 상응 조치와는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플러스 알파'로 영변뿐만 아니라 영변 외부 시설 폐기까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ICBM·핵물질 등에 대한 포괄적 신고 등 사실상 전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폐기를 요구하는 점에서 과거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로 후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김 교수는 북한의 실수도 지적했다.

 

 

북한의 핵포기 조건은 사실상 '군사적 위협 제거와 체제 안전, 즉 자위(평화), 자주, 자립'이라고 분석한 김 교수는 "평화협정은 미국 의회를 설득하면 가능하고 평화체제는 4국이 합의하면 된다. 그러나 제재 해제는 미국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사안으로 유엔에서 해야 할 문제이다. 제재를 풀어주라고 한 것은 조급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래서 미국은 합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엽 교수 2.jpg


 

"북한, 제재 때문에 회담 나온 것"이란 오판 버려야

 

 

김동엽 교수는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서라도 북한을 향한 오판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에 굴복해 회담장에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고 단언한 김 교수는 2018년 3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있었던 최강일 북한 외무성 아메리카국 부국장(미국연구소 부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남·북·미 1.5트랙에 참가한 김 교수는 2박 3일간 최강일 부상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최강일 부상은 '이것보다 더 힘들 때도 견뎌냈다. 이 정도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나왔겠냐. 더 잘 살려고 하니까 나온 거다'고 말했다. 북한이 회담장에 나선 이유는 제재에 굴복했기 때문이 아니며, 더 풍요로운 삶을 위한 미래를 구상하겠다는 내부적 요구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동엽 교수는 "미국은 북미관계를 대화보다 승자-패자의 관점으로 대할 뿐 아니라 우리 정부에게도 우월의식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회담의 결렬은 미국이 강국의 갑질, 강국은 소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유혹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핵심은 '평화'라고 강조한 김동엽 교수는 판문점선언을 비핵화의 시각으로 보는 것, 남북정상회담이 북미회담의 디딤돌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판문점선언에는 비핵화 문제보다 남북관계, 군사관계가 주요하게 담겨 있다면서 이것이 이전의 남북선언과의 결정적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6·15선언이나 10·4선언은 '경제문제'를 담았다면 판문점선언은 '군사문제', 즉 '평화'의 문제가 핵심으로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에서도 우리 정부가 당사자 입장을 명확히 하고 북미관계에서 균형자,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북미관계를 소망으로 접근해서는 안되며 북한과 미국에 대해 현실적이고 균형된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김 교수는 "일방적 중재자는 안 된다. 미국을 만나면 미국에게 큰소리 치고 북한을 만나면 북한에서 큰소리 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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